10주 3일쯤 산부인과에 방문했을 때, 의사는 나에게 기형아 검사가 있음을 알려주었다. 나의 거주국 독일에 있는 산부인과들은 보통 산모에게 기형아 검사를 잘 권하지 않는다고 들었으나, 역시 노산에는 국경이 없다. 😀
의사는 내가 만 35세 이상 고위험군 산모이니 기형아 검사를 권했다. 그러면서 세 가지 기형아 검사에 대해 알려주었다.
양수검사: 독일 공보험으로 커버가 가능하다고 했다.
NT (목 투명대 검사) & 하모니 (니프트) 검사: 공보험으로 커버가 되지 않으나 검사 시 위험도가 양수검사보다는 낮다고 했다. 비용은 두 검사를 합쳐 약 300 ~ 350유로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.
의사는 개인적으로 위험도가 더 낮은 NT와 하모니 검사를 권한다고 얘기했다.
다운증후군이 산모의 나이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자료를 여러 번 읽은 나도 의사에게 무조건 NT 검사와 하모니 검사 모두 다 하겠다고 했다.
그리고 13주 0일에 산부인과를 방문했다.
먼저 소변검사와 하모니 검사 실험실로 보낼 혈액 채취가 있었고 이후 NT검사가 진행되었다.
담당의가 휴진이라 다른 의사가 진료를 보게 되었는데 차트에 있는 내 나이를 보자마자 “시험관센터에서 전원 했군요?”라고 물었다. 내가 “아뇨?!”라고 했더니 “첫째 아이예요?” 물었다. 아마도 독일에서도 내 나이(곧 만 39세)에 첫 아이를 출산하는 게 매우 드문 일인 것 같았다. 실제로 동 산부인과 내에서 간호사들도 나에게 여러 번 “첫째 임신이에요?” 하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. 나는 아침마다 내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며, 나름 아직 삼십 대 초반 같다고 자기 최면을 거는데, 임신 후에 병원을 드나드는 요즘 부쩍 내가 진짜 나이가 많구나..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. 나와 친밀한 관계를 갖는 임신한 언니들 사이에서는 내가 제일 어린데.. ㅋㅋ 이래서 또래 집단이 중요하다(?!)
여하튼 NT검사가 시작되었고 목 투명대 검사 결과는 1.2~1.45mm로 측정되었다. 이후에도 의사는 거진 40분간 초음파 진료를 하면서 아이의 얼굴 (특히 콧대) 및 장기(심장, 간, 방광, 장 등)들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설명해 주었다. 아무튼 결과는 모두 정상범위. 하모니 검사 및 성별검사 결과는 나오면 연락해주겠다고 했다.
이외에도 이번 진료에서 공보험으로 커버되는 자궁경부암 검사도 따로 진행했다. 한국에서 6개월 전에 이미 검사를 받았다고 했으나, 한 번 더 하자고 했는데 이유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. 만약을 위해서라고밖에 얘기해주지 않았다.
한 시간이 조금 넘는 진료를 마치고 집에 와서 나는 완전 뻗었다. 한 달 뒤에 또 보자 baby (아직 태명 없음).